“‘MZ세대’는 소위 ‘알파벳 세대’의 계보를 이어가고 싶은 어른들의 욕심 같다.”
‘MZ세대의 아이콘’이라고 불리는 래퍼 이영지는 최근 한 방송에서 “MZ세대들은 막상 자신들이 MZ세대인 것을 모른다”며 이같이 말해 화제가 됐는데요.
실제 요즘 각종 커뮤니티나 매체에서는 “자유분방하다”, “제멋대로 산다”, “손해 보는 것을 참지 않는다” 등 MZ세대에 대한 언급을 흔히 볼 수 있죠.
MZ세대는 정말 이런 사람들일까요?
MZ세대는 통상 1980∼1994년생 밀레니얼(M)세대와 1995∼2004년생 Z세대를 아우르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MZ세대’로만 검색해도 특징, 트렌드, 신조어 등이 바로 나올 정도인데요.
“단지 사회 용어일 뿐이다”, “세대는 원래 30년 단위로 구분된다” 등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우선 MZ세대를 이루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너무 다르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요.
이 두 세대가 포함된 MZ세대의 나이는 1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 걸쳐 있죠.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18세와 42세 사이에 뭔 공통점이 있겠어”, “5살만 차이 나도 세대 차이를 느끼는데 범위가 너무 넓다” 등의 지적이 나옵니다.
연령대의 폭이 이처럼 넓다 보니 X세대와 젊은 MZ세대 사이에 껴버린 80년대생을 ‘낀대(끼어있는 세대)’라고 따로 부르기도 하죠.
또 매체 등에 의해 만들어진 ‘MZ세대’라는 틀에 개개인의 성향을 억지로 맞춰 바라보게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MZ세대는 소득에 비해 소비 성향이 강하다”, “굳이 승진을 추구하지 않는다” 등의 프레임을 MZ세대에 씌움으로써 개개인의 특징이 무시되고 이들을 향한 색안경도 더욱 짙어지게 한다는 것이죠.
MZ세대 자신도 이러한 색안경을 느끼고 있었는데요.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생은 “내가 이 세대 규정에 대해 공감하기도 전에 온갖 광고, 매체에서 나를 먼저 규정해버리니까 더욱 반감이 든다”면서 “MZ세대의 정의에 대해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사람들을 특정 세대로 분류하는 세대론 자체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요.
필립 코헨 미국 메릴랜드대 교수는 “세대 구분은 임의적이며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대중에게 고정관념을 주입하고, 사회과학 연구를 방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80년대생 젊은 꼰대들을 위한 에세이 ‘낀대세이’의 저자 김정훈 씨도 “‘저 세대는 저래’라는 인식이 선택의 자유를 억압하는 경향이 있다”며 세대론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MZ세대의 대표적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스테이씨가 올해 신곡 ‘색안경’에서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마요”라고 노래한 것처럼 색안경은 벗고 MZ세대를 바라보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