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집중 공세에 폐허만 남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민간인만 1만 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도시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습니다. ‘함락 초읽기’라는 전황이 이미 한 달 이상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마리우폴 시내에는 ‘최후의 결전’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버티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제36해병여단인데요.
이 부대의 해병들이 짧은 동영상을 찍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보냈습니다.
영상을 전달받은 우크라이나 매체 ‘1+1 Media’ 나탈리아 나호르나는 페이스북에 이를 공개했고, 영상은 SNS에 퍼져나가며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습니다.
영상이 녹화된 시간이 12일 오전 5시. 전투를 준비하는 새벽으로 보입니다. 창문 없는 방 안에 병사들이 모여 앉아 있습니다.
영상 속 해병들은 외칩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마리우폴은 우리 36해병연대가 지킨다. 지금까지도 지켜왔고, 최후의 순간까지도 이 도시를 지킬 것”이라고 다짐합니다.
한 해병은 “(우린) 결코 항복하지 않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마리우폴 땅 한뼘 한뼘을 지켰다. 그러나 도시는 완전히 포위된 채 차단됐다. 탄약도 음식도 더는 공급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마지막까지 전선을 사수했다. 해병들을 믿어준 우크라이나 국민들께 감사하다. 그런 믿음이 우리를 이렇게 오래 버티도록 떠받쳐줬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결코 항복하지 않았다”고 강조한 그는 “지금까지도 (우크라이나에) 충성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이 해병이 이렇게 저항하다가 임무를 마쳤음을 기억해달라면서 그는 “최후 승리까지 싸울 것이다. 우크라이나, 유럽, 전 세계에…우리는 승리를 믿고, 우리는 승리를 믿고, 마지막 순간까지 영원히 충성할 것”이라고 항전을 다짐했습니다.
제36해병여단은 전날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탄약이 바닥나고 있어 오늘이 아마도 마지막 전투가 될 것 같다”며 “47일간 항구를 방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은 물론 불가능한 것까지도 해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단 병력의 절반 정도가 부상당한 가운데 보병은 이미 모두 전사했고 포병과 대공포병, 무선병, 운전병, 취사병은 물론 군악대까지 전투를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으로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