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빛을 밝힐 광화문을 향해 주십시오. 영원의 빛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셋! 둘! 하나! 점등!”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휴일 저녁, 서울 광화문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불빛을 켜자 광화문 주변이 환히 밝아졌다.
불빛이 모인 곳에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졌던 50m 길이 있었다.
광화문 앞 월대(越臺, 月臺·중요한 건물 앞에 넓게 설치한 대)와 새 현판이 기나긴 복원 작업을 마치고 지난 15일 공개됐다.
지난 2006년 시작된 ‘광화문 제 모습 찾기’의 마지막 여정이자 완성이다.
약 100년 만에 제 모습을 찾은 월대는 광화문과 광장 사이에서 길게 뻗어 있었다.
과거 왕이 거닐었을 길(어도·御道)의 앞부분에는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동물 조각상 1쌍이 상서로운 기운을 뽐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이영희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 임동조 경기도 무형문화재 석장 보유자, 어린이 대표 등 새길맞이단 13명은 월대를 향해 행진했다.
최응천 청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오랜 시간 우리가 봐 왔던 광화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이 모습이 광화문의 온전한 모습”이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최 청장은 광화문을 ‘경복궁의 첫 얼굴’이라고 지칭하며 “광화문 복원이 갖는 상징성과 의미, 그리고 그간의 노력이 국민들께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월대는 ‘왕의 길’이기도 하지만 백성과의 소통 공간”이라며 “대한민국이 소통으로 확 뚫리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새로 단장한 광화문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월대 복원을 진두지휘한 임동조 석장은 “새로운 광화문은 앞으로 만남의 광장이 될 것”이라며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복원해 후대에 남기는 의미를 함께 기억해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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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촬영 편집 김충식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