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스생산국 러시아의 공급축소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대란을 막기 위해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0척 이상이 대서양을 횡단해 유럽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운반선에 실린 물량으로는 유럽 최대 가스소비국인 독일의 한 달 가스 소비량의 3분의 1을 메울 수 있다.
LNG운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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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독일 디벨트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LNG선 최소 10척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고, 20척은 목적지를 밝히지 않고 대서양을 횡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공급물량은 주된 공급처인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공급축소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운반선에 실린 LNG 500만㎥로는 유럽 최대 가스소비국 독일의 겨울철 가스소비량의 3분의 1 분량을, 여름철 기준으로는 한 달 분량을 메울 수 있다.
올해 들어 러시아가 유럽의 경제가 다시 솟구치는 시점에 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유럽 도매시장에서 가스가격은 700% 이상 상승했다.
러시아가 공급 중단한 ‘야말-유럽’ 가스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격포털 베리복스는 내년에 독일 가스 소비자가격이 20%, 전기료는 10% 상승할 것으로 전망 바 있다. 미국에서 LNG선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에 급등하던 가스가격은 돌연 하락세로 전환해 순식간에 10% 하락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수년간 남동부 유럽 국가들에 LNG를 가스로 변환할 수 있는 LNG터미널 건립을 유도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릭 페리 에너지장관은 미국 LNG가 “자유의 가스”라면서 이를 통해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고 주장한바 있다.
현재 북독일의 러시아 가스저장고는 거의 바닥을 보이는 실정이다.
러시아는 자국에서 벨라루스·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가스공급을 나흘째 중단키로 한 바 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가스 수요의 40% 정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야말-유럽 가스관은 러시아 가스의 유럽 수출을 위한 주요 수송로 가운데 하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