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대위 평화외교안보특별위원장을 맡은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14일 한미 정부가 조만간 북한에 종전선언에 대한 모종의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국회평화외교포럼·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주관으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종전선언 토론회에서 김 전 원장은 “현재 한미 양국 정부는 종전선언에 들어갈 문안 조율의 막바지 단계”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원장은 “종전선언이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하지 않아도 평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절차”라고 말했다.
이어 “(종전선언은) 무엇보다 싱가포르 합의의 약속이행”이라면서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판문점과 싱가포르 합의를 추인한다는 공동성명의 실천 여부를 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대토론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현숙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공동대표,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박병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이인영 통일부 장관. [국회사진기자단]
다만 김 전 원장은 “미국이 전반적으로 한국의 의견을 존중해 종전선언에 진전이 있는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미국의 속내는 여전히 한국발 종전선언 제안이 못마땅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은) 종전선언 문구가 합의되더라도 북한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였다”라며 “북한이 수용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종전선언이 무산되는 상황을 최고의 시나리오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또 조영미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상임집행위원은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을 넘어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로 작용하려면 시민사회단체와 국제적 연대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종전선언 토론회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은 종전선언으로 한반도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올해는 한국전쟁의 포성이 멈춘 지 68년 되는 해이지만, 포성이 멈췄을 뿐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라며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긴 정전상황이 유지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남북미중 종전선언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이어 “종전선언은 이를 끝낸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라며 “종전선언은 단지 전쟁 종식 선언을 넘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종전선언은) 멈춰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재시동을 걸 수 있는 효과적인 대화의 모멘텀”이라면서 “일각의 우려와는 전혀 다르게 급격한 현상의 변동을 초래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협정 체결 시까지는 현재의 휴전체제와 정전체제를 유지하면서, 일단 전쟁의 의사와 서로에 대한 적대를 내려놓고 남북미가 평화를 향한 대화를 시작하자는 의지를 천명하는 정치적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대토론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 이인영 장관,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이현숙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공동대표.